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양산에 들어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지 25년 만이다. 사업 타당성 조사만 수차례 거칠 만큼 “무모하다”며 반대가 많았던 도전이었다. 개발에 들어간 2015년 전후로도 매 순간이 위기였다. 레이더 등 핵심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해 자체 개발해야 했다.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약속한 개발비 1조6000억원(20%) 납부를 미루는 등 애를 먹였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21년 첫 시제기가 나왔고, 이듬해부터 올해 1월까지 시제기 6대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1601회 시험 비행을 마쳤다.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어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양산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도 “숱한 난관에도 우리 연구진과 군 관계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을 현실로 이뤘다”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출고된 1호기는 오는 9월 공군에 인도돼 영공 수호 임무를 맡는다. 2032년까지 120대가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우리 독자 기술로 설계하고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가 우리 하늘을 지키게 된 것이다. 자주국방의 염원을 달성하고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강력한 ‘날개’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KF-21은 광범위한 탐지 능력과 막강한 공격력을 갖춰 우리 공군의 공중전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해줄 것이라는 평가다.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지만, 5세대 스텔스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확장성이 큰 강점이다.
우리 안보를 책임질 든든한 전력이기도 하지만 ‘수출 효자’로도 맹활약할 것이라는 기대다. 인도네시아에 16대를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필리핀 등의 관심이 크다고 한다. KF-21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하늘을 지키는 ‘보라매’로 높이 비상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