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타, 청소년 보호 뒷전" 3.8억弗 벌금…韓 영향은

입력 2026-03-25 17:25
수정 2026-03-26 01:17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가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과징금 3억7500만달러(약 5614억원)를 내게 됐다. SNS 플랫폼이 아동 및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해쳤다는 이유에서다. 미성년자를 SNS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국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책임을 플랫폼 운영사에 지운 첫 판결이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멕시코 주법원 1심 배심원단은 “메타가 아동의 취약성과 미성숙함을 부당하게 이용했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메타가 SNS를 통한 아동 성 착취 및 정신 건강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처 없이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검찰 주장에 동의했다.

배심원단은 메타의 위반 사항 2건에 각각 1억8750만달러(약 2807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주문했다. 이는 해당 지역 10대 청소년 중 25%(3만7500명)가 메타 플랫폼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한 액수다. 메타 관계자는 “유해 콘텐츠를 식별하고 제거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명확히 설명해왔다”며 “이번 평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평결은 미국 내 다른 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대 여성이 SNS 중독으로 우울증 및 외모 강박을 겪었다며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부분 주의 법무장관이 메타의 중독성 있는 알고리즘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의 아동·청소년 보호 책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 사건”이라며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준비 중인 관련 규제 법안의 입법 동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는 미성년자 SNS 계정에 개인 맞춤형 추천과 이용 유도 기능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소송을 통한 피해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 변호사는 “메타가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어 다른 나라 민사소송은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김묘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한국 법원은 판결이 미칠 파급력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뉴멕시코주 평결만큼의 제재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빅테크가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