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까지만 해도 도로 관리는 주로 점검자의 육안과 순찰에 의존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24년 라이다 센서와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도로안전 진단’ 기술을 고속도로 점검 시스템에 도입했다. 라이다 센서를 장착한 차량이 도로 굴곡 지점을 미리 탐지해 사망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수막현상(젖은 도로 주행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막이 형성돼 미끄러지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2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147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4년 말(159명)에 비해 7.5%(12명) 줄었다. 고속도로 주행거리 10억㎞당 사망자 수는 2021년(1.85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아홉 번째로 적었는데, 지난해(1.42명)엔 여섯 번째로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선제적 도로관리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속도로 사고의 주된 원인인 포트홀(도로 파임) 탐지에도 AI가 동원된다. 도로공사는 ‘AI 포트홀 자동검사 시스템’을 통해 전국 고속도로 구간을 매달 2회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미세 균열을 AI가 탐지해 연간 고속도로 21만6000㎞에 포트홀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는 고속도로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것을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시범 운영 중인 ‘AI-클린아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차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즉시 차량번호를 인식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다.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 설치된 ‘위험감지 AI 폐쇄회로TV(CCTV)’는 작업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위험 구역에 진입하면 이를 감지해 알림을 보낸다. AI를 결합하면서 감지 정확도는 96%까지 올라갔다.
도로공사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재정경제부로부터 ‘사회기반시설(SOC)·교통물류 부문 AI 선도기관’으로 선정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도로 관리가 사고 발생 후 수습하던 데서 나아가 사고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위험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고속도로 사건 사고를 대폭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