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위원회가 농협의 신뢰 회복과 투명 경영을 위한 13개 개혁 과제를 확정하고 공식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직 조합장이 중앙회장에 출마할 때 직을 내려놓도록 강제하고, 임원 선임 시 재취업 제한 기준을 즉시 적용하는 등 내부 통제의 수위를 대폭 높인 게 골자다.
25일 농협개혁위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권고문을 발표했다.
앞으로 중앙회장 선거에서는 후보자 토론회와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도입된다. 정책 중심의 선거 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특히 현직 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는 직을 내려놓도록 의무화 하고, 후보자에 대한 ‘조합장 추천제’를 폐지해 진입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불법 선거 근절을 위해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를 연장하고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다만 논란이 되었던 중앙회장 선출 방식(조합장 직선제 유지 vs 이사회 호선제 전환)에 대해서는 위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론 없이 부대의견으로만 남겼다.
경영 감시 체계도 대수술에 들어간다. 이사회가 실질적인 감독 기구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독립이사제'를 도입하고, 이들의 비중을 전체 이사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개별 독립이사에게는 내부통제 안건을 직접 상정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 부여된다. 또 외부 전문가가 중심이 되는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조직 전체의 윤리경영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임원 선임 시 재취업 제한 기준 강화는 이번 권고안 채택 시점부터 즉시 적용된다.
조직 효율화를 위해 중앙회와 경제지주로 나뉘어 있던 지도·지원 기능은 중앙회로 일원화된다. 단기적으로는 경제지주 지역본부를 폐쇄하고 해당 기능을 중앙회 지역본부로 이관하는 구조 개편이 추진된다. 이 밖에도 회원조합 지원자금 운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과평가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농협은 이번 권고안 중 즉시 실행 가능한 7개 과제는 바로 착수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6개 과제는 정부 및 국회와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는 4월 초까지는 과제별 실행 로드맵과 이행 성과에 대한 단계별 점검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광범 개혁위원장은 "이번 권고안은 농협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