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전 안전공업 '초고위험' 방치한 고용부

입력 2026-03-24 17:46
수정 2026-03-25 00:15
사상자 74명이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이 사업장을 수년 전부터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하고도 실질적인 현장 감독이나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안전공업을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해 관리 대상에 올렸으나, 2023년 실시된 일반 감독 점검 이후 추가 현장 정밀 점검은 하지 않았다.

고위험 사업장 관리 제도는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객관적으로 높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을 별도로 지정해 사고를 예방하는 집중 관리 체계를 말한다. 안전공업은 절삭유 유증기와 먼지가 쌓이는 집진 설비를 운영하는 금속 가공업체로 주기적 점검이 필요한 초고위험 사업장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이번 화재에서 불법 증축물이 불길을 키우고 집진기 슬러지가 도화선이 됐다는 점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초고위험 사업장 관리를 ‘서류상’으로만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2023년부터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는 유증기 화재 위험을 경고하고 퇴사한다는 게시물과 사진 등이 지속적으로 올라왔으나 당국 점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시행된 2023년 일반 점검 당시에도 5건의 시정조치가 내려지는 등 위험 신호가 포착된 사업장이었다.

2024년 안전검사에서는 리프트 2대가 불합격해 시정 지시를 받았고, 2025년에는 리프트 1대가 불합격 판정을 받아 사용 중지 조치됐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핵심 위험 요소인 집진기 슬러지 관리나 유증기 제어와는 무관해 요식 행위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화재에서 불길을 키운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증축물은 2015년 만들어졌는데도 10년 넘게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담당 기관인 대전고용노동청은 초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 매뉴얼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는 아리셀 참사 이후 정부가 발표한 초고위험 사업장 관리 강화 대책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초고위험 사업장은 지금이라도 현장 중심의 실질적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