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선 '로봇 약사'가 심야에도 약 조제한다

입력 2026-03-24 17:44
수정 2026-03-25 01:3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23일 찾은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 내 대형 전자상가 빌딩. 이곳 1층에 자리한 스마트 약국에선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갤봇의 G1이 약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고객이 온라인 배달 플랫폼으로 제품을 주문하자 상반신은 사람과 비슷하고 다리 대신 바퀴를 장착한 ‘약국 로봇’이 선반 가득 진열된 물품 가운데 주문받은 제품을 1분 만에 정확하게 집어 들었다.

곧이어 도착한 배달 기사가 주문 번호를 모니터에 입력하자 약국 로봇은 포장한 제품을 능숙하게 건네줬다. 주문에서 포장, 출고 후 배달 시작까지 소요된 시간은 5분 남짓이다. 자오위리 갤봇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소매 판매 영역에 투입되는 G1은 자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식별, 분류·자율 포장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며 “개별 약은 별도 코드가 관리 시스템과 연동돼 유효기간을 데이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즉시 진열대에서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약국 로봇은 약품 5000종 이상을 구분하고 주문 내역에 맞게 포장·출고하는 업무를 정확도 99.95%로 수행할 수 있다.

최근 하이뎬구 시장감독국은 갤봇의 스마트 약국에 약품경영허가증을 승인했다. 간단한 소화제, 감기약뿐 아니라 처방약을 비롯한 의약품도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갤봇은 기존 편의점 등에서 활용하던 판매 로봇을 약국으로까지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직원을 고용하기 쉽지 않은 야간 시간에 약국 로봇을 전면 배치한다. 중국에서 야간(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8시) 의약품 구매는 전체 주문의 20% 수준을 차지하지만 전국적으로 24시간 운영 약국 비율은 10% 미만이라서다.

자오 CSO는 “로봇 직원은 자율 작업이 가능해 심야 시간대와 외진 지역의 의약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1은 3~4시간 충전하면 최장 8시간 움직인다. 고정된 위치에서 스스로 자동 충전이 가능한 구조여서 공백 없이 근무할 수 있다. G1 한 대 가격은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 정도다.

G1은 베이징 무인 편의점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바리스타 로봇’이 커피를 주문받고 제조하거나 과자와 음료수를 파는 ‘로봇 편의점’은 중국 전역에 100여 곳이 있다. 자오 CSO는 “로봇 직원이 있는 약국과 편의점은 고객 근거리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경쟁력이 있다”며 “고객에게 수시로 피드백을 받아 업그레이드해 올 들어 로봇 효율성이 두 배가량 향상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