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한국이 최대 적대국"…도발 대응 빈틈없어야 한다

입력 2026-03-24 17:29
수정 2026-03-25 00:2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적 투쟁’ ‘핵무력 강화’ 등 호전적 발언을 쏟아내며 대남 강경 기조를 재차 밝혔다. 한국을 ‘제1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핵무력 행사 의지까지 내비쳤다.

김정은은 그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겠다”며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통미봉남(通美封南)을 넘어 한국을 아예 대화 상대로 취급하지도 않는 무시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핵 보유의 정당성과 핵무기 사용 협박에 시정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김정은은 “적들의 감언이설을 배격하고 핵 보유를 되돌릴 수 없게 영구화한 우리의 전략적 선택과 결단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실증했다”며 “국가의 존엄도, 국익도, 최후의 승리도 오직 최강의 힘에 의해서만 담보된다”고 했다. 이어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불퇴로 공고히 다지고 대적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이 오히려 북한의 핵 집착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핵무기 완성 전 단계에서 공격받은 이란과 달리 북한은 5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체제 보장 안전벨트로 여기는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1993년 1차 북핵위기와 2002년 2차 북핵위기 때부터 검증하기 힘든 비핵화 약속을 미끼로 던져 교묘하게 돌파구를 찾았고 핵무기를 개발할 시간을 벌었다. 가짜 평화쇼에 속아 북한의 핵 고도화 빌미를 제공한 시행착오를 뼈아프게 되새겨야 한다.

북한이 우리를 제1 적대국으로 삼은 이상 이를 입증하려는 군사적 도발이 뒤따를 수 있다. 국지적인 충돌을 유도하거나 전략무기 과시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국가 안보의 대전제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확고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우발적 충돌을 차단할 정교한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