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의 수율을 최대 6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24일 파악됐다. 해당 공정의 수율은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20%대에 머물렀다. 반도체 공정의 수율을 높이면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신규 수주 기회도 더 많아진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중국 카난, 마이크로BT 등의 주문을 받아 2㎚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 채굴기용 반도체 생산을 위탁한 카난, 마이크로BT의 공정 수율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분기 만에 수율이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의 2㎚ 공정 수율이 60~70% 수준인데, 삼성전자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시스템LSI사업부가 위탁한 스마트폰용칩 ‘엑시노스 2600’의 평균 수율은 아직 50%를 밑돌고 있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성능과 수율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율은 전체 제품 중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웨이퍼(원판)에 100개의 칩을 만든다고 가정할 경우, 수율이 60%라면 60개의 정상적인 칩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현존 최신 기술인 2㎚ 반도체는 공정 난도가 높아 수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도 2㎚ 공정의 수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상승이 실적 개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웨이퍼에 더 많은 양품이 나온다면 생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수율을 높이면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기회도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보기술(IT) 기기에 5㎚ 미만 첨단 칩을 적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2㎚ 공정 수율이 높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고객사들이 위탁을 문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미 2㎚ 공정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인 ‘AI6’ 위탁생산 계약을 수주했다. 계약 금액만 165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