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7년까지 약 12조원을 투입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를 도입한다.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때 필요한 장비를 확충해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구매 대수는 20대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형 장비인 ‘하이(High) 뉴메리컬어퍼처(NA) EUA’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비는 기존 제품보다 회로를 1.7배 세밀하게 그릴 수 있어 ‘초미세 공정’에 필수 장비로 쓰인다.
이 같은 투자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메모리 제품 수요 확대가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에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뒤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메모리 슈퍼 호황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최첨단 공정인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1c(10나노 6세대) 공정 전환을 서둘러 서버와 모바일, 그래픽 D램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를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7년 상반기로 예정한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가동 시점도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해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원종환/강해령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