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가 스페인의 패션·뷰티 회사 푸치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연 매출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거대 ‘뷰티 공룡’이 탄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티로더는 23일(현지시간) “푸치와 기업결합을 논의하고 있다”며 “최종 결정은 아직 하지 않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온 합의도 없다”고 밝혔다.
1914년 바르셀로나에 설립된 푸치는 112년 역사의 럭셔리 뷰티·패션 기업이다. 주요 경영진은 푸치 가문 사람들이며, 2024년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에 상장했다.
양사 모두 세계적인 럭셔리 패션·뷰티 브랜드들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백화점 이상의 고급 매장에서 고가로 판매하는 프레스티지급 뷰티 브랜드에 집중한다. 스킨케어, 메이크업(파운데이션 제품), 향수, 헤어케어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맥, 바비브라운, 조 말론 런던, 아베다, 라메르, 디 오디너리 등 22개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푸치의 산하엔 니나리치, 라반, 바이레도, 캐롤리나 헤레라, 장 폴 고티에, 샬롯틸버리, 아피비타, 드리스 반 노튼 등이 있다.
에스티로더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드 라 파베리는 최근 자사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판매 전략을 재구성하는 ‘뷰티 리이매진드’에 주력하고 있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아마존을 비롯한 대중적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도 진출했다. 20~30대 청년을 위한 중간 가격대 라인업도 확대 중이다. 과거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염려해 하지 않았을 일이다.
푸치를 품에 안으려는 이유도 새 브랜드들을 들여오면서 고객층을 넓히고, 그룹의 몸집을 불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보도했다.
에스티로더는 푸치와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라이벌인 로레알과 더욱 효과적으로 경쟁할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로레알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라베를 비롯한 화장품 브랜드를 필두로 스킨케어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에스티로더의 실적도 점차 증가세로 들어서고 있다. 이 회사의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10~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42억2900만달러였다. 영업이익은 4억10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89달러로 월가의 시장 예상치보다 0.27달러 많았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에스티로더가 기업을 새로 인수하고, 신규 브랜드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에스티로더의 주가는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7.73% 급락한 79.29달러를 기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