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완전 통제권 요구…트럼프 주장 정면 반박

입력 2026-03-24 11:05
수정 2026-03-24 11: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발전소·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힌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을 이란과 공동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호르무즈의 완전한 통제권을 전쟁 종료 공식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통제권과 중동 내 미군 기지 폐쇄를 전쟁 종료 공식 조건으로 내밀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널12에 따르면 이란 관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의 실질적 통제하에 두는 새로운 관리 체계까지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해 “아마도 나와 다음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가 함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격적인 공동 통제 방안을 제안했지만, 사실상 이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채널12는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전면에 내세워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이란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70% 이상이 지나가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자 원유를 포함한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는 자국민의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란과의 조기 종전 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공식적인 강경 기조와는 별개로 물밑에서는 전혀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고 채널12는 전했다. 미국 측이 파악한 이란의 비공식 협상안은 상당히 유연한 입장이 반영돼 있다. 5년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낮추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잔여 원심분리기 사찰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대리 세력 지원 중단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란은 그동안 역내 영향력 유지 수단이었던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도 협상 카드로 고려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곧 이란이 미국과 합의할 것’이라는 주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에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가짜 뉴스는 금융 시장과 원유 시장을 조작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