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대대적으로 공공 조달 정책을 변경했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고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조달청은 공공 조달 체계를 대폭 손질한 ‘공공 조달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국민 중심·시장 중심 조달행정으로 전환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공공 조달 개혁방안은 수요기관 조달 자율화, 경쟁 확대 및 가격·품질 관리 강화, 공공 조달을 통한 신산업 성장 지원, 사회적 책임 조달 구현 등 4개 분야에 중점을 뒀고, 70개의 구체적인 실현 과제를 제시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공공 조달 개혁방안은 앞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공공 조달 환경에 대응하는 K-조달 정책 추진의 방향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 그리고 기업, 시장 중심의 우리 경제 성장 활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청은 공공 조달 개혁방안의 안정적인 정착과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140여 곳의 지방정부 조달부서장과 중소기업중앙회, 300여 개 조달기업 의견을 수렴했다.◇지방정부의 조달 자율성 확대조달청은 우선 지방정부의 조달 자율권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지방정부는 조달청 단가계약 물품을 의무적으로 중앙조달을 통해 구매했다. 조달 자율성 확대는 내년에 경기도·전북도에서 전기·전자제품 120개 품목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성과를 토대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패 방지를 위해서는 허위 원산지 표기, 직접 생산 위반 등 불공정 조달행위에 대한 직권조사 근거를 마련한다. 비리가 적발된 지방자치단체에는 조달청 이용을 의무화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수의계약을 포함한 모든 계약정보는 나라장터에 공개해 감시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조달시장 계약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조달청은 이번 개혁을 통해 다수공급자계약 추가 경쟁 기준 조정, 과점 품목 경쟁입찰 전환 등을 통해 특정 기업 쏠림을 줄이고 더 많은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가격 규격은 민간 거래규격을 중심으로 정비하고, 가격 증빙이 불충분한 품목은 단가계약에서 제외해 총액계약으로 전환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단품 물가 조정제와 구매실례가격 조정 등으로 신속히 반영해 중소기업의 적정 이윤을 보장한다. 품질 측면에서는 안전 물자에 한정돼 있던 점검 대상을 단가계약 전 품목으로 확대했다. 품질보증 조달 물품 우대를 강화해 고품질 제품이 제대로 평가받도록 할 예정이다.◇AI 등 신산업 성장 지원공공 조달을 신산업 성장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시행한다. 정부가 민간 혁신제품의 첫 번째 구매자가 되는 혁신조달을 확대해 인공지능(AI), 기후 테크, 로봇 등 미래산업 분야 중심으로 2030년까지 혁신조달 규모를 2조5000억원 이상으로 키우고, 혁신제품 발굴도 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AI 적용 제품·서비스의 조달쇼핑몰 등록도 확대하고, AI 제품 구매 면책제와 전문 평가제 도입으로 공공부문이 AI 산업 초기시장이 되도록 한다. 조달청 내부 행정에도 AI를 도입해 가격조사, 공사원가 검토 및 평가 등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공공 AX를 추진한다. 탄소중립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저탄소·친환경 제품 구매를 확대하고, 환경인증을 입찰 평가에 반영해 녹색 전환을 유도한다. 행복한 일터 인증기업,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판로 지원도 강화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 역량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만 입찰에 참여시키고, 건설안전 평가는 배점제로 전환하는 등 안전에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공공 조달개혁 방안에는 국민을 중심에 두는 국민주권 정부의 가치를 조달행정에 구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며 “조달개혁을 통해 국가 경제와 조달기업 성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추진 과정을 세밀하게 점검해 개혁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