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원 뚫었던 환율…트럼프 한마디에 '출렁'

입력 2026-03-23 17:24
수정 2026-03-24 02:21

국내 외환·채권시장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48시간 후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말 최후통첩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5일간 공격 유예’ 글을 올리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급락했다. 전황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어 당분간 환율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6.7원 오른 1517.3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 기록한 1549원 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 발언이 알려진 오후 8시 이후 1500원 밑으로 급전직하했다. 오후 11시30분께 원·달러 환율은 1479.93원까지 내려앉았다.

서울채권시장에서는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207%포인트 급등한 연 3.617%에 거래를 마쳤다. 2023년 11월 28일(연 3.648%) 후 2년4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각각 0.216%포인트, 0.143%포인트 올랐다. 이란 전쟁 장기화 조짐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가 매파적으로 바뀌자 시장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글 게시 이후 미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금융시장은 일단 고비를 넘겼지만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란 측이 “미국과 대화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시간 벌기”라고 비난하자 원·달러 환율은 재차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일의 유예기간 동안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느냐에 따라 환율과 채권 금리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