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간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삼성을 따라가느냐, 못 따라가느냐’가 곧 경쟁력의 기준이었다. 삼성생명이 변액보험과 치명적 질병(CI) 보험을 도입하면 업계 표준이 됐고, 삼성화재가 긴급출동과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강화하자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이런 삼성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후발 업체의 추격으로 초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각각 1조6997억원, 1조6909억원의 순이익(별도 기준)을 내며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를 차지했다. 두 회사 모두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실상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1조6810억원)의 순이익 격차는 99억원으로 좁혀졌다.
삼성생명은 여전히 경쟁사 대비 두 배 넘는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성장성 측면에선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26조7342억원으로 2020년(26조5402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해외 진출에서도 삼성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지금까지 ‘룰메이커’ 역할을 해왔다”며 “이제는 실적 1위를 지키는 것으로 시장 지배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시온/김수현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