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쓰레기 대란' 우려에 16만t은 매립지 직행 허용

입력 2026-03-22 18:03
수정 2026-03-23 00:17
정부가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직매립 금지’ 원칙에서 한발 물러났다. 폐기물 소각시설이 부족해 ‘쓰레기 대란’ 조짐이 보이자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본지 3월 9일자 A29면 참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공공소각시설을 보수·정비하는 기간 동안 연간 16만3000t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23일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 반입이 다시 시작된다. 소각시설이 멈추는 등 불가피한 때만 제한적으로 매립을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생활폐기물은 태워서 줄이거나 재활용품을 분리한 뒤 남은 재만 매립하도록 한 것이다. 재난, 시설 고장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관련 고시에 따라 직매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각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돼 문제가 불거졌다. 수도권 쓰레기가 민간 소각장을 찾아 충남, 강원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이 커졌다.

서울권 최대 공공소각시설인 강남자원회수시설과 양천자원회수시설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대정비에 들어가는 것도 쓰레기 대란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었다.

서울 시내 공공 자원회수시설 네 곳(강남·노원·마포·양천)의 하루 쓰레기 처리 용량은 총 2850t으로, 이 중 강남이 가장 많은 900t을 처리한다. 강남과 양천(400t)의 처리용량을 합치면 서울 전체 용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45.6% 규모다.

이번에 허용된 16만3000t은 최근 3년간 평균 직매립량(52만4000t)의 31% 수준이다. 지역별 허용 물량은 서울 8만2335t, 경기 4만5415t, 인천 3만5566t 순이다. 이들 3개 시·도는 소각장 정비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직매립량을 최근 평균보다 10% 이상 줄여야 한다. 정부는 이 감축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