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차 판매량 첫 '세계 1위'…25년 만에 日 제쳐

입력 2026-03-22 17:36
수정 2026-03-23 01:07
지난해 중국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신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 일본을 넘어서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1위를 내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중국 자동차 업체는 최근 내수 시장 성장세 둔화에 직면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개척 성공 여부에 따라 1위 수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닛산·혼다 추월한 中 BYD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완성차 업체는 전 세계에서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약 2700만 대를 팔았다. 지난해 판매량이 소폭 줄며 약 2500만 대에 그친 일본을 제쳤다. 각 업체 발표와 S&P글로벌모빌리티, 마크라인즈 등 전문 분석 업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니혼게이자이가 추산한 결과다.

업체별로는 세계 판매량 상위 20곳 중 중국 회사가 6곳으로, 일본 업체(5곳)를 넘어 가장 많았다. 중국 1위인 BYD는 8%가량 증가한 460만 대로 6위에 올랐다. 닛산(11위·320만 대)과 혼다(9위·352만 대) 등 일본 업체는 물론이고 미국 ‘빅3’ 중 하나인 포드(7위·439만 대)까지 추월했다. BYD는 전기차만 놓고 보면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저가 전기차 수출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은 자동차(부품 포함) 분야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무역적자를 냈다.

중국 업체 2위인 저장지리도 판매량이 약 23% 급증해 411만 대를 팔았다. 지난해 10위에서 두 계단 상승해 8위에 올랐다. 지난해 출시한 소형 전기차 싱위안이 중국에서 호조를 보였고 중남미 등 해외 진출이 늘었다.

일본 2위인 혼다는 약 8% 감소한 352만 대로 세계 순위에서는 전년 대비 한 계단 하락한 9위에 그쳤다. 판매 감소율은 상위 20곳 중 가장 높았다. 혼다는 전기차 관련 손실, 중국 부진 등으로 2025회계연도에 상장 후 처음으로 최대 6900억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 부진에 시달리는 닛산은 4%가량 줄어든 320만 대를 기록하며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 최대 완성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는 전년보다 5% 정도 늘어난 1132만 대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독일 폭스바겐이 898만 대, 현대자동차·기아가 727만 대로 뒤를 이었다. ◇中 자동차, 해외 공략 가속이 같은 중국 자동차업계 질주를 두고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은 명확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매우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전체 구조도 최적화돼 있다”며 “높은 규율과 실행력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독일 자동차산업은 중국의 계획 중심 산업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세금 감면 혜택이 줄어들며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2월 BYD는 전년 동월 대비 40% 급감한 판매 실적을 내놓으며 고전하고 있다.

수년간 급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도 올해 들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매출이 122억~132억8000만위안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173억8000만위안)를 크게 밑돌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기간 차량 인도량도 29.8~35.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과도한 할인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보조금을 축소해 수요가 위축됐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저장지리는 2030년 세계 판매량을 650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1월 발표했다. 해외 판매 비중을 3분의 1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BYD와 저장지리는 닛산이 철수를 결정한 멕시코 공장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업체는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전환해 비용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일본이 비용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이혜인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