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산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부동산과 주식 같은 전통적 투자자산은 예측 가능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예금마저 금리 변동 속에서 실질 가치 하락이라는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개인과 가정의 재무 설계는 결국 ‘진짜 안전자산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종신보험과 신탁이 새로운 안전자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확정적인 보험금 지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자산 축적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사시 적립금을 활용할 수 있고, 장수 리스크와 상속 효율성까지 함께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금융상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 신탁을 더하면 자산 관리와 통제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다. 신탁은 위탁자가 생전에 정한 목적과 방식에 따라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제도다. 상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고, 재산 분할의 기준을 미리 명확히 정해둘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효용이 크다. 실제로 한 중소기업 대표가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해 100억원 규모의 비상장 주식을 자녀에게 이전함으로써 분쟁을 막고 가업 승계까지 이뤄낸 사례도 있다.
주목할 점은 이 두 제도가 신탁형 종신보험과 같은 결합형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종신보험에 보험금청구권신탁을 결합하면, 사망 이후에도 본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는 수익자의 상황에 맞춘 보다 정교한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미성년자라면 큰 금액을 일시에 지급하는 것보다 생활비와 교육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훨씬 안정적일 수 있다.
박재우 교보생명 부산재무설계센터 웰스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