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출 연체율 급등…금융권 부실 막을 리스크 관리 필요

입력 2026-03-22 17:28
수정 2026-03-23 06:48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과 소상공인, 가계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평균값은 0.46%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0.36%)과 비교해 불과 두 달 사이 0.1%포인트나 올랐다.

대출 주체별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이 포함된 중소기업 연체율이 0.67%로 대기업(0.11%)과 가계(0.35%)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이후 연체율 오름폭도 중소기업은 0.17%포인트로 대기업(0.08%포인트)과 가계(0.05%포인트)보다 컸다. 빚으로 연명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이 고금리와 장기화하는 내수 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4주차에 접어든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금리 인상 압력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 등 주요국에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고 연내 인상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는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 에너지 리스크에 따른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3개월 이상 길어지면 제조업 생산비는 최대 11.8% 상승한다. 여기에 달러당 15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 상황은 통화정책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복합위기 파고로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면 가계·기업의 동반 부실은 거의 예정된 수순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다 쓴 ‘영끌’·‘빚투’족과 이자 비용도 감당 못하는 한계기업이 차례차례 쓰러지면 그 불길은 금융권 전체로 번질 수 있다. 금융당국의 선제 리스크 관리와 대응이 시급하다. 정부와 여당은 필요하지만 절제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 민생 경제의 둑이 터지는 걸 막아야 한다.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