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의약품 고농축 기술 개발…집에서 암 치료하는 시대 온다"

입력 2026-03-22 17:09
수정 2026-03-23 00:29
“환자가 집에서 항암제를 혼자 맞는 길도 열릴 수 있습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사진)는 약물전달기술(플랫폼) ‘IVL-바이오플루이딕’이 바꿀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벤티지랩이 개발해 사업화를 추진 중인 IVL-바이오플루이딕은 항체 의약품을 마이크로스피어(미세입자)로 만들어 기존에 어려웠던 고농축 의약품 제조의 길을 열었다. 항암제를 너무 많이 농축하면 점도와 응집력이 증가하는 등 문제가 생기는데, IVL-바이오플루이딕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 플랫폼을 “할로자임, 알테오젠 등이 개발한 피하주사(SC) 전환 기술의 차세대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바이오텍 할로자임과 코스닥 상장사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로 장시간 투여해야 하는 고용량 항체 치료제를 SC로 전환하는 혁신 플랫폼으로 환자 편의를 크게 개선했다.

인벤티지랩에 따르면 IVL-바이오플루이딕으로 고농축한 SC 항암제는 건조해 분말로 만든 뒤, 환자가 집에서 이를 희석해 스스로 주사하는 일도 가능하게 된다. 투약 시간과 투약 횟수를 줄이고,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항암제를 초고농도 SC로 제조하는 건 알테오젠과 할로자임의 기술로는 어렵지만, IVL-바이오플루이딕으로는 할 수 있다”며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할로자임도 최근 항체 의약품을 고농축 입자화하는 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며 큰 관심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할로자임의 행보는 이 기술이 차세대 유망 플랫폼이라는 점을 방증한다”며 “인벤티지랩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핵심 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핵심 약물 장기 지속형 플랫폼 시장 규모와 관련해 “현재 관련 시장은 약 500억달러(약 75조원) 규모”라며 “비만·당뇨·정신질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향후 1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