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키 출신 간호사 케이코 우에무라(28)와 친구 카타나 스즈미(28)는 22일 성수 일정을 끝으로 귀국한다. 이들은 전날 티켓 없이 무대 관람이 가능한 ‘핫존’에서 공연을 본 뒤 숙소로 돌아와 넷플릭스로 라이브 영상을 다시 돌려봤을 정도로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다.
우에무라는 “한국은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조만간에 또 오려고 한다”며 “성수에서 마지막으로 선물을 산 다음에 공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익선동서 소금빵 사서 출국”
BTS 공연 이후 명동과 인사동, 성수동 등 주요 상권에 BTS 팬덤인 ‘아미(ARMY)’가 몰리면서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상권 일대 상인들은 팬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인사동과 익선동 한옥마을 일대에서는 아미 등 외국인들이 소금빵을 사기 위해 줄지어 있는 모습이 흔히 볼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온 애슐리(29)는 “어제 공연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오늘은 인사동 일대를 걸어보면서 한국 구경을 할 건데, 인스타그램에서 본 소금빵(Salt bread)을 사먹으려고 줄을 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재미교포 소피(32)는 BTS 공연 닷새 앞인 지난 16일 일찌감치 한국을 찾은 케이스다. 그는 성수동에서 유행하는 Y2K 하이틴 의류를 구매하고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소피는 “사고 싶었던 물건은 살만큼 사서 앞으로는 피부과와 미용실을 들러 미용시술을 받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입국한 마키(25)는 BTS의 광화문 공연을 관람한 뒤 서울 일대를 관광하기 위해 명동의 한 호텔에 숙소를 잡았다. 그는 22일부터 인사동, 성수동 등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둘러볼 계획을 세웠다. 마키는 “여자친구가 부탁한 화장품이 있어 올리브영을 꼭 들를 계획”이라며 “한국은 너무 사랑하는 나라라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명동 성수 보랏빛으로 ‘아미맞이’
서울 주요 상권에 있는 매장들은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명동의 한 신발 매장은 BTS로 ‘BTS TODAY SALE’라는 삼행시를 써붙여두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품목은 20%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화장품 편집숍은 1+1 프로모션 포스터를 내걸고 홍보에 나섰다. K팝 굿즈 전문 매장은 2층 한 켠에 ‘BTS 아리랑 존’을 조성해 신규 앨범을 판매하고 포토 스폿을 마련했다.
길거리 상점들도 아미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군대 용품인 ‘코리아 아미’를 BTS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민 티셔츠가 팔리고 있었다. 또 노점상들은 BTS 공연 맞아 ‘가방 꾸미기(백꾸)’ 유행 반영한 BTS 멤버 캐릭터 태그도 판매했다.
성수 일대도 대목을 맞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성수역 3번 출구 인근의 한 4층짜리 소품숍은 이날 전 직원이 출근했다. 양말과 키링 등 각종 소품을 판매하는 이 매장의 20대 직원은 “BTS 공연 전후로 손님이 2배 이상 늘어난 느낌”이라며 "우리 가게가 원래 SNS 상에서 유명하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광화문 인근 상권도 준비에 한창이었다. 광화문 남쪽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 직원은 “브리오쉬 번 박스 10개는 더 뜯어야 한다”며 “평소보다 2~3배는 더 많이 팔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있는 한 구두방을 임대해 BTS 굿즈를 판매하고 나선 자영업자도 눈에 띄었다.
세종회관 뒷편에서 7년간 술집을 영업해온 양모씨(59)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김밥 메뉴를 따로 준비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도 이미 김밥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상인들끼리 이번 공연 앞두고 메뉴를 공동 개발했다”고 전했다.
류병화/이소이/최영총/진영기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