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동산 정책서 다주택 공직자 배제"…금융위는 무풍지대 [금융당국 백브리핑]

입력 2026-03-22 15:00
수정 2026-03-22 17:02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과정에서 다주택 공직자를 배제하라는 강도 높은 지시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의 핵심 축인 금융 정책을 맡고 있는 금융위원회 내부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SNS에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 등을 배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이후 청와대를 비롯한 각 부처에서는 고위 공직자 주택 보유 현황에 대한 점검 기류가 감지됩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재 금융위 내 부동산 정책 라인 주요 고위 관계자들은 모두 1주택자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에 실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고가 주택으로 분류되지만 실거주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자이 오피스텔 한 채를 보유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신진창 사무처장은 배우자 명의로 경기 안양 아파트를 보유했고, 전요섭 금융정책국장은 서울 목동 아파트에 실거주 중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문재인 정부부터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지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1주택 원칙’이 사실상 자리 잡은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당시 다주택 공직자에 대한 매각 권고 등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통령 지시 역시 금융위에 큰 충격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오히려 정책 추진의 명분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부동산 정책의 공정성과 신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이해충돌 논란에서 비켜서 있는 조직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강한 메시지 속에서도 금융위는 무풍지대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융당국 백브리핑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안팎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공식 발표로는 보이지 않는 정책 배경과 시장 반응, 내부 분위기까지 더 가까이에서 전달하겠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