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당기순이익에 연동해 지급하는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 기준인 연간 임금 총액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LX글라스(전 한국유리공업) 소속 근로자 36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LX글라스는 노사합의 및 단체협약에 따라 결산 세후 당기순이익이 30억 원 이상 발생할 경우 구간별로 성과급을 일괄 지급해왔다. 사측은 DC형 퇴직연금 부담금을 산정하며 이 성과급을 연간 임금 총액에서 배제했다. 근로자들은 성과급도 임금에 해당한다며 미납 부담금 추가 납입을 청구했다. 1·2심은 성과급 지급 기준이 확정돼 있고 회사에 지급 의무가 있다며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당기순이익은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뿐만 아니라 회사의 자본, 지출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구조적으로 결정된다"며 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해당 성과급이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됐거나 근로의 양과 질에 대응하는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대법원은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과 사측이 대납한 건강보험료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사측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최근 기업별 성과급 산정 방식에 따라 임금성 여부를 개별 판단하고 있다. 앞서 영업이익을 지표로 삼은 SK하이닉스·한화오션의 경영성과급은 임금성을 부정했다. 반면 사업부 성과를 기반으로 사전 확정된 산식에 따라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TAI)'는 임금으로 인정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