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오하이오에 5000억달러 AI 데이터센터"…미·일 21개사 참여

입력 2026-03-21 15:33
수정 2026-03-21 15:35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주도하는 미·일 컨소시엄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5000억달러 규모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미국과 일본의 에너지, 금융회사 등 21곳이 힘을 합쳐 거액 투자를 이끌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손정의 SBG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파이크턴에서 열린 일본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인 가스 화력발전소 기공식에서 새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손 회장은 “한 곳에 대한 투자로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현존하는 모든 AI용 데이터센터를 합친 것보다 이 한 곳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일 21개사는 현지 지명을 따 ‘포츠머스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일본에선 SBG를 비롯해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등 제조업체 외에 미즈호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금융사까지 12곳이 참여한다. 미국 기업은 GE버노바,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9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 프로젝트는 SBG가 미국 오픈AI, 오라클과 진행하는 AI 인프라 구축 계획 ‘스타게이트’와 별개다.

SBG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미·일 산업 투자와 자금 조달을 총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았다. 건물 및 전력 설비에 드는 1700억~2000억달러는 SBG가 금융사에서 조달해 투입한다. 나머지 3000억달러는 데이터센터에 입주하는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 및 관련 시스템 투자에 충당할 예정이다.

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배경에는 미·일 관세 합의에 따라 일본이 333억달러를 투입하는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가 있다. 이 발전소는 SBG 산하 SB에너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9.2기가와트 규모의 대형 발전소를 같은 장소에 건설한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이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손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지렛대로 가스 화력발전소를 포함한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AI 데이터센터와 가동에 필요한 전력, 기계, 소재 관련 기업을 모아 일본의 대미 투자를 알리는 역할로 손 회장이 나선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참석했다. 러트닉 장관은 “전례 없는 투자를 끌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라며 일본의 대미 투자 유치 성과를 강조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