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작전 점진적 축소"…지상군 투입 '연막작전'일까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3-21 10:15
수정 2026-03-21 10: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에서의 군사작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we consider winding down)"한다고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wind down'은 점진적으로 축소, 혹은 마무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경비에 대해 "해협을 이용하는 다른 국가들이 필요에 따라 경비하고 관리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국가들의 호르무즈 작전을 지원하겠지만, 이란의 위협이 제거되면 그럴 필요조차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요한 점은, 이 작전이 해당 국가들에게 손쉬운 군사 작전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도 적었다. "간단한 군사작전"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사실상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것과 관련해 "그것은 간단한 군사 작전(simple military maneuver)"이라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작전이지만,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 다수의 함정과 병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리를 도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들은 그럴 용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도울 수도 있지만, 우리는 굳이 도움을 빌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해협은 저절로 다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해협을 이용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필요가 없다"면서 "유럽과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많은 나라들은 그것을 필요로 하니, 그들이 좀 관여해야할 (get involved) 것"이라고 했다. 또 "해협 문제 자체에 관해서라면 우리가 꽤 잘 대처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다면 참 좋겠다"고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7개국에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호위 작전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가 반응이 좋지 않자 지난 17일 "필요 없다"고 번복했다. 이후엔 이 해협을 지키는 것이 이용국가들의 몫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여전히 한국이 미국을 지원하길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다. 우리는 한국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 해병대 추가 증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고 했지만 이는 실제 미군의 움직임과는 차이가 있다. 전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만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기습의 문제에 관해 진주만을 거론하면서 한 이야기는 굳이 미리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상군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미리 알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실제로 중동에서 당장 발을 빼고 호르무즈 해협을 놔둔 채 물러난다는 뜻으로 해석되기에는 다소 이르다. 미 해병 원정대는 두 차례에 나뉘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육군 제 82공수사단 파견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해병 2500명과 USS복서 함정을 포함한 군함이 중동에 추가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에서 A-10 전투기가 이란전에서 "남부 전선 전투에 투입돼 이란 측 함정을 사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트호그(흑멧돼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A-10C 썬더볼트II는 1970년대 냉전시기 유럽에서 소련 전차를 상대하도록 설계된 근접 항공 지원기다. 1000피트 이하 저고도에서 오랜 시간 체공할 수 있다. 7구경 개틀링건이 주요 무기로, 분당 약 40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공군은 A-10이 유지비용이 많이 들고 현대적 방공망에 취약해 퇴역을 추진해 왔지만, 지상군은 강력한 근접 지원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미 군사매체 스타즈앤드스트라이프스는 전했다. 지상군 투입이 결정될 경우 A-10 전투기가 이들의 작전을 측면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중간선거 앞두고 결정 부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 국방부와 백악관은 해병대가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군사적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 17~19일 미국 전역의 성인 15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로이터-입소스 공동조사(표본오차 ±3%포인트)에서 미국인의 3분의 2 가량(65%)이 대규모 지상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대규모 지상전에 대한 지지율은 7%에 불과했으며, 34%는 특수부대 투입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55%는 "안 된다"고 답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를 비롯한 물가가 폭등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풀지 못하면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은 어차피 피할 수 없다. 경제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겠지만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 등의 도미노가 이어지는 만큼, 미국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음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전문.


"중동에서의 위대한 군사 작전을 마무리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이란 테러 정권에 관한 우리의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해 있습니다:

(1) 이란의 미사일 능력, 발사대, 그에 관련된 모든 것의 완전한 무력화
(2) 이란의 방위 산업 기반 파괴
(3) 대공 무기를 포함한 해군 및 공군 전력 제거
(4) 이란의 핵 능력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 미국이 그러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항상 유지
(5)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쿠웨이트 및 기타 국가를 포함한중동 동맹국들을 최고 수준으로 보호

호르무즈 해협은 이를 이용하는 다른 국가들이 필요에 따라 경비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 미국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국가들의 호르무즈 작전을 지원하겠지만, 이란의 위협이 제거되면 그럴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작전이 해당 국가들에게 손쉬운 군사 작전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