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에 복수" 항공사 기장 살해 50대 구속…法 "도망 우려" [종합]

입력 2026-03-20 22:00
수정 2026-03-20 22:01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50대 전직 항공사 부기장 김모씨가 20일 구속됐다.

부산지법 엄지아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후 김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 17분 부산 부산진경찰서 지하 주차장에 준비된 호송 차량에 탑승하기 전 "조직적인 기득권의 양아치 짓에 복수한 것"이라면서 "항공사마다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이 엄청난 부패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유족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던 김씨는 법원에 도착한 후 '할 일을 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는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사람 인생을 함부로 파괴하는 기득권에 맞서 제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호송 과정에서 시종일관 고개를 들고 다녔고, 취재진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하기도 했다. 경찰관이 마스크 착용 의사를 물었지만,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 살해 하루 전인 16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에서 직장동료였던 기장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범행에 실패하고 도주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A씨 살해 직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전 동료 C씨 주거지에 찾아갔지만, 미수에 그쳤다.

이후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범행 14시간여 만인 17일 오후 8시께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한때 직장 동료였던 A씨 등 기장 4명에게 앙심을 품고 최근 수개월 전부터 몰래 따라다니며 주거지를 파악하고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 김씨 진술을 확보하고 신빙성 등을 검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김씨는 최근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에서 기준 미달 점수를 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