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감사한다는데…110만배럴 방어한 석유공사

입력 2026-03-20 17:31
수정 2026-03-20 17:42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석유 비축기지에 보관 중인 해외기업 소유 원유 90만배럴이 국내에 먼저 공급되지 않고 해외로 판매돼 산업통상부가 20일 감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해당 해외기업이 하루 사이에 판매처를 해외로 바꾼 것을 인지한 석유공사가 협상에 나선 결과 110만배럴은 국내 판매로 돌리며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이날 "최근 한국석유공사가 우선구매권을 즉시 행사하지 않아 해외기업 A사가 울산에 있는 석유 비축기지에 보관 중인 국제공동비축 원유 약 90만배럴이 해외로 판매한 것을 확인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제공동비축 사업은 석유공사가 국내 비축 저장시설을 창고처럼 임대해 산유국 등 고객사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저장하고, 비상시에는 한국이 해당 물량에 대한 우선구매권을 행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석유공사는 1999년부터 국내 석유 수급 안정을 위해 이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로 도입되는 원유의 60%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대부분 중동산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보관된 국제공동비축 원유에 대한 우선구매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울산 기지에 보관 중인 약 90만배럴의 원유가 한국의 우선구매권 행사에 앞서 해외로 판매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A기업이 국내 비축해둔 물량 200만배럴은 원래 국내 정유사가 구매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기업이 하루 사이에 해당 물량을 해외에 팔기로 결정을 바꿨고, 석유공사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우선구매권을 행사하며 협상에 나선 끝에 200만배럴 가운데 110만배럴 가량에 대해서는 국내 판매로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