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붐에 동원로엑스 화학물질 창고 꽉 찼다

입력 2026-03-21 10:00


지난 19일 찾은 전북 완주 동원로엑스 스마트케미컬 물류센터에는 대형 탱크로리와 윙바디 차량 스무 대가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컨테이너 단위로 실린 제품과 이를 실어 나르는 화물차 곳곳에는 선명한 해골 마크가 붙어 있었다. 반도체 식각용 염산, 배터리 양극재 소재인 비스페놀A(BPA)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화학물질이 인근 첨단 제조업 공장의 조업 시간에 맞춰 배달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이 수출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화학물질 보관과 운송 수요도 늘고 있다. 동원로엑스 스마트케미컬 물류센터가 대표 사례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보관·운송에 특화한 물류 시설이다.

2024년 9월 문을 연 스마트케미컬 물류센터는 위험물·유해 화합물 옥내외 저장소 10개 동과 일반 컨테이너 야드 등 1만6000㎡ 규모로 조성됐다. 옥내 저장소 기준 최대 저장용량은 4740팰릿(PLT) 규모다. 현장 관계자는 “전체 저장소 중 85~90%가 찬 상태”라며 “폭발성이 높은 제1류 위험물부터 불이 잘 붙는 제4류까지 총 147종을 취급하는 데 필요한 인허가를 받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고객사는 LG화학과 OCI, 솔브레인 등 화학회사다. 화학기업이 이곳을 찾는 것은 법적 리스크 때문이다. 위험물(소방법)과 유해화학물질(환경법) 등 관련 규제가 강화돼 자체 공장 내 보관이나 불법 야적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전문 인허가를 갖춘 시설에서 화학물질을 보관하려는 것이다.

반도체 붐으로 화학회사들의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것도 ‘화학물질 전문 창고’ 수요를 키웠다. 반도체 공정용 화학제품 주문량이 워낙 많다 보니 주요 화학기업의 생산설비 증설로 공장 부지가 꽉 찼다. 한 화학회사 관계자는 “재고를 임시로 놓아뒀다가 가장 효율적인 시기에 들여와 작업하기 위한 ‘버퍼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도와 습도가 안전은 물론 제품 품질과도 직결되는 반도체 소재 관리를 위한 기능도 여럿 있었다. 이날 중앙관제실에서는 10여 명의 직원이 인공지능(AI)이 감지한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화학물질별 특성에 따라 가스 감지기와 누액 감지기, 불꽃 감지기 등이 설치됐다.

동원로엑스 관계자는 “주요 화학기업의 투자가 예정된 전북 새만금을 대상으로 유해 물질 전문 물류창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주=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