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총리 면전서 "왜 일본은 진주만 공격 사전에 안 알렸나"

입력 2026-03-20 15:03
수정 2026-03-20 15: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일본만큼 기습을 잘 아는 나라는 없다. 왜 진주만 공격을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취재진이 동맹국에 이란 공격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꺼낸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유럽의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확보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공격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동맹국 측에서는 “미국이 단독으로 멋대로 시작한 군사 충돌”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습의 효과를 노렸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습 덕분에 (군사 작전 개시 후) 첫 이틀 동안 아마도 목표의 50%를 예상치 못하게 박살 냈다”며 “만약 사전에 말해버렸다면, 더 이상 기습이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진주만 관련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발언을 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눈을 크게 뜨고 의자에 기대,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ABC는 방 안이 놀라움과 소란, 웃음이 뒤섞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 앞에서 진주만 공격에 대해 가볍게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일 화해의 상징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6년 진주만을 방문한 사실도 소개했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진주만 공습 언급을 일제히 전하면서도 그에 대한 직접적 평가는 아직 내놓지 않았다. 한 전직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요미우리신문에 “회담의 공개된 부분은 매우 순조로웠지만, 진주만 공격에 관한 코멘트는 유감스러웠다”고 전했다.

진주만 공습은 1941년 12월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해 미국인 2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계기가 됐고, 일본은 패전의 원인을 제공한 결정적 실책이자 뼈아픈 과거사로 여겨진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