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글로벌 ESG 뉴스 브리핑

입력 2026-03-30 06:00
[한경ESG] 4월 글로벌 ESG 뉴스 브리핑



[정책]

유럽 산업가속화법(IAA) 최종안 발표

지난 3월 4일 유럽연합(EU)은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중국산 견제와 유럽 제조업 부흥을 위해 유럽산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제시한다. 가령 자동차의 경우 ‘유럽산’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반드시 EU 내에서 조립되어야 한다.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 등 전략 사업의 공공조달 및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비율 이상(전기차는 역내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70%)이어야 한다. 이 법안은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자 기존 탄소중립산업법(NZIA)을 한 단계 더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 역내 제조업 기반 구축을 목표로 현재 14% 수준인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2035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또 EU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관세동맹국이라면 현지 생산설비를 구축하지 않더라도 역내 생산과 차별 없이 대우하겠다는 파격적인 조항을 넣었다.

미국, 무역법 301조 구실로 각국 관세조치 재검토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미국 대법원이 제동을 걸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유럽연합(EU), 한국 및 일본 등 16개국에 무역법 조사 등을 개시하는 등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의회 승인 없이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위법으로 판결했다. 이후 트럼프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3월 11일 USTR은 한국·일본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는 등 한국에 대한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대통령에게 외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일방적인 보복 조치를 허용하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 위해성 판단 폐기에 미국 23개 주 행정부 대상 소송

지난 3월 19일 캘리포니아·뉴욕 등 미국 23개 주와 14개 시·카운티가 트럼프 행정부의 위해성 판단 결론 폐기 조치를 철회하라며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에 소송을 냈다. 지난 2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부의 온실가스 규제 근거로 활용하여 온 위해성 판단 결론을 폐기한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위해성 판단은 이산화탄소·메탄 등 6대 온실가스가 대기오염물질로서 공중 보건과 복지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으로 미국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 따른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등 기후정책의 법적 근거가 되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위해성 판단 결론 폐기와 함께 미국 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도 폐지했다. 이는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유럽 각국, 그린워싱 방지법 자국법 전환… 9월부터 실제 적용

입증되지 않은 친환경·에코 등의 표현 사용을 막아 유럽연합(EU) 내 그린워싱을 실질적으로 금지하는 소비자 권익 강화 지침(EmpCO Directive)이 유럽 내 각국 국내법으로 전환된다. EU 회원국은 공식 발효된 이 지침을 3월 27일까지 국내법으로 전환하며, 2026년 9월 27일부터 기업들에게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EU 시장 내 제품은 실질적인 탄소 감축 증거 없이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으며, 탄소 상쇄(Offset)에만 의존한 탄소중립 표기 등이 엄격히 제한된다.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은 이 소비자 권익 강화 지침을 모범으로 하여 만들고 있는 지침으로, 올해 초부터 논의가 재개되어 세부 이행 규칙을 다듬고 있다.

중국 3대 증권거래소, 4월부터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중국의 3대 증권거래소인 베이징·상하이·선전에 상장된 일정 규모 이상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일정에 따라 2026년 4월 30일까지 첫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는 2025 회계연도에 대한 공시다. 의무 공시 대상은 상하이증권거래소(SSE)의 SSE 180지수 및 STAR 50지수 편입 기업, 선전증권거래소(SZSE)의 SZSE 100지수 및 ChiNext 지수 편입 기업 등 450여 개 기업이다. 중국은 국제 표준(ISSB)을 참고하면서도 유럽 지속가능성 지침(ESRS)의 이중 중대성 원칙을 적용했다. 중국 고유 지표인 공동부유, 농촌진흥, 반부패 및 반불공정 경쟁 등도 핵심 공시 항목으로 보고해야 한다. 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주도로 ESG 데이터를 XBRL(국제표준전자보고 언어) 포맷으로 제출하게 해 비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금융]

EU 지속가능금융 플랫폼, ESRS 개정안에 우려 목소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지속가능금융 정책을 지원하는 지속가능금융 플랫폼(Platform on Sustainable Finance, PSF)이 유럽 지속가능성 지침(ESRS) 간소화에 대한 우려의 의견을 발표했다. 플랫폼은 개정된 ESRS에서 시나리오 분석이 의무에서 선택으로 변경된 것이 특히 우려스러우며, 이는 기후 회복력 평가를 상당히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ESRS와 EU 분류체계(택소노미) 규정 간 단절도 우려하고 나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은 EU 재무보고자문그룹(EFRAG)과 공동으로 데이터 매핑 작업을 진행할 것을 권장했다. 이는 EFRAG가 지난해 12월 초에 발표한 ESRS 개정안 최종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개정안은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 항목을 줄였다. 또 분류체계 지표와 기업 전환계획의 연관을 강화하며, 전환계획에 대한 자발적인 표준 템플릿 개발을 권장했다.

유럽 녹색채권 표준(EuGB) ‘룩백(Look-back)’ 규정 완화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19일 유럽 녹색채권 표준(EuGB) 적용 시 과거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을 소급 적용할 수 있는 ‘룩백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정했다. 발행 기업들이 과거에 지출한 비용을 녹색채권 자금으로 충당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두기보다 유연하게 조정하여 기업들이 EuGB 라벨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룩백 기간은 녹색채권이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할 때 과거에 이미 지출한 비용 중 어디까지를 채권 자금으로 충당(차환)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기준 시점이다. 기업들은 룩백 기간이 완화되면 과거 2~3년 내에 지출한 친환경 설비투자 비용을 유럽 녹색채권 라벨을 달고 더 쉽게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자연자본 리스크 평가체계 개편

지난 3월 19일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자연자본 리스크 평가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투자 기업들에게 강력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펀드는 과거에 물 관리, 생물다양성 등으로 흩어져 있던 지표들을 자연(Nature)이라는 하나의 통합된 리스크 평가 체계로 묶었다. 자연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하는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하고, 기업뿐 아니라 공급망 전체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를 공개하게 한다. 또 자연 자본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자연에 미치는 경제적 비용을 매출 100만 달러당 약 1만1500달러 수준으로 정량화하여 분석한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투자 기업의 ESG 보고서를 실시간 감시하고, 기업의 보고서가 실제 자연 파괴 현황과 일치하는지 AI를 통해 대조 분석하여 리스크 점수를 산출한다.

[기업]

애플, 미국서 그린워싱 소송 1심 승소

애플의 탄소중립(Carbon Neutral) 광고에 대한 그린워싱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은 애플워치 시리즈9의 탄소중립 주장이 허위라는 소비자 집단소송을 기각했다. 원고는 애플이 탄소중립 근거로 제시한 자연기반 탄소상쇄 4건의 신뢰성과 탄소 크레디트 인증기관 베라의 배출권 계산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원고 측이 애플의 환경 마케팅이 허위이거나 기만적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다만 2025년 8월 독일 지방법원은 비슷한 상황에서 애플의 탄소중립 광고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독일 제품 페이지에서 탄소중립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도록 해 미국과 유럽의 판단이 엇갈린다. 독일 법원은 탄소 배출을 상쇄한 파라과이 산림 프로젝트의 토지임차계약이 2029년 종료되지만, 소비자는 이를 영속적인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기만적이라는 평가를 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근거 없는 탄소중립 라벨링을 포괄 금지하는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MSCI, ESG 평가 프로세스에 재무중대성 강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난 3월 3일 올 상반기에 ESG 등급평가 모델 5.0으로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올 중반부터 ESG 지수 등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과거보다 지속가능성 지표가 실제 기업의 재무 성과(Financial Materiality)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더 엄격하게 따진다. 산업별 중요도(가중치)를 재설계해 산업별로 다른 평가를 도입하고, 점수가 등급 경계선에 걸쳐 있어 등급이 자주 바뀌는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0.1점의 완충 구간을 설정한다. 이는 약 37% 기업의 점수 변경이 예상되고, 10~15%는 등급이 바뀌는 대규모 개편이다. 과거에는 분석가가 데이터를 검토하느라 업데이트 주기가 길었지만, 이제는 AI가 주 단위로 수천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파악해 실시간 리스크를 파악한다. 또 AI가 점수를 낼 때 어떤 데이터 포인트에 가중치를 두었는지 투자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설명 가능한 AI’ 기능을 강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물 없는 자연 냉각으로 물 사용량 축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3월 11일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인공지능(AI) 확대로 급증한 물 사용량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통제하고 있는지 밝혔다. MS는 데이터센터의 ‘물 없는 냉각(waterless Cooling)’을 통해 외부 기온이 31.5℃(화씨 88.9도) 미만일 때는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자연 냉각 방식을 표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서버 칩에 직접 냉각판을 부착해 열을 식히는 기술로 기존 증발식 냉각 대비 물 소비를 최대 90% 줄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물 소비 효율(WUE)을 자체적으로 0.27L/kWh로 낮췄다는 실적을 발표하며 이는 업계 평균보다 약 6배 이상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는 브래드 스미스 부회장이 규모보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고려한 ‘커뮤니티 우선 AI 인프라’ 계획을 발표하며 WUE를 40% 개선하고 2030년까지 소비량보다 더 많은 물을 채워 넣는 ‘워터 포지티브’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글, 재활용 소재 가이드 발표 및 메탄 차단·CO2 제거 계약 체결

구글은 지난 3월 16일 소비자 가전 전반에 걸쳐 재활용 소재 사용을 가속화하기 위한 엔지니어링 및 공급망 운영 지침을 업데이트했다. 가이드에서는 2025년까지 구글 하드웨어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48%를 재활용 소재에서 공급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픽셀10a는 무게 기준으로 36%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네스트 러닝 써모스탯(4세대)과 네스트 와이파이 프로는 각각 48%와 60%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는 재료 선택을 넘어 공급업체 참여, 재료 추적성, 재활용을 고려한 설계 원칙과 같은 운영상의 고려 사항까지 포함한다. 이와 함께 구글은 폐기물·AI기업 AMP 로보틱스와 협업해 2030년까지 폐기물에서 나오는 메탄 발생을 차단하고 바이오차(Biochar)를 통해 20만 톤의 이산화탄소(CO2)를 제거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