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줄이지만…화력발전은 송전망 제약에 발 묶여

입력 2026-03-20 15:52
수정 2026-03-20 15:58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수입선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LNG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과 석탄 발전을 늘리려는 대응 전략은 송전망 병목에 가로막혀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2023년 20%에 육박했던 카타르산 LNG 비중은 지난해부터 14%대로 줄어들었다. 정부는 대신 미국, 호주, 러시아 등으로 수입처를 넓히고 있다. 이는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에너지를 더 많이 사들이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실제로 카타르는 이달 초에도 한국으로 보낼 3~4월치 가스 물량을 못 주겠다며 이미 한 차례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다. 정부는 즉시 에너지 위기 경보를 ‘관심’ 단계로 높이고, 글로벌 에너지 대기업들이 미리 확보해둔 재고 물량(포트폴리오 물량)을 시장에서 발 빠르게 사들여 큰 고비를 넘겼다. 정부는 앞으로 카타르와의 계약이 끝나는 대로 재계약 대신 미국 등으로 수입선을 옮겨 내년에는 카타르 비중을 8%까지 낮출 계획이다.

문제는 LNG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다. LNG는 발전용 연료 비중이 높아 공급이 흔들리면 전력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낮은 원전과 석탄 발전 가동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연료 대체 전략’은 전력망 현실에 가로막혀 있다. 동해안 지역의 경우 송전 가능 용량은 11기가와트(GW) 수준인데, 발전 설비는 원전과 석탄을 합쳐 16GW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은 가능하지만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지 못하는 구조다.

여기에 전력시장에서는 연료비가 사실상 0인 재생에너지와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이 우선 가동되면서 송전 용량을 먼저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후순위인 민간 석탄발전소는 가동 여력이 있어도 출력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민간 석탄발전사 관계자는 "올해 가동률이 목표치(27~29%)보다 2~3%포인트 더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