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상 억제' 가스公…PBR 0.3배 만년 저평가

입력 2026-03-19 17:46
수정 2026-03-20 01:39
한국가스공사는 수년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0.4배에 머물며 ‘만년 저평가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가스요금 인상 권한을 쥐고 있는 탓에 실적 개선 여력도 크지 않아 주주 사이에선 상장사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가스공사 PBR은 0.29배로, 유가증권시장 평균(1.9배)을 크게 밑돈다. 가스공사 PBR은 2020년 이후 줄곧 0.2~0.4배 박스권에 갇혀 있다.

저평가 배경은 정부의 가스요금 통제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스요금 인상을 억제해 가스공사는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은 재무제표상 자산에 일종의 외상값인 ‘미수금’으로 쌓인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14조1348억원에 달한다.

미수금 부담에 짓눌린 가스공사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지난해 말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396.6%에 달했다. 실적 전망도 어둡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증시 관계자는 “경제 위기 때 경기 방어주 역할도, 배당주 역할도 기대하기 어려운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정부는 가스공사 지분 46.6%, 한국석유공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가스공사의 정부 지분은 60~80%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주의 이해관계와 가스공사의 공공성이 엇갈리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참에 정부가 가스공사 잔여 지분을 사들여 상장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안방인 유럽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공공 전력회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상장폐지하고 국유화했다.

김익환/정영효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