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재판소원…분주해진 헌재, 사전심사 돌입

입력 2026-03-19 17:29
수정 2026-03-19 23:56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 1주일 만에 100건을 넘어서며 초기부터 뚜렷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상당수는 요건 미충족으로 각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확정판결이 누적될수록 청구 건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19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재판소원이 도입된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간 106건의 심판 청구가 접수됐다. 전자접수 64건, 방문접수 11건, 우편접수 31건이다. 날짜별로는 12일 20건, 13일 17건, 14일 3건, 15일 4건, 16일 24건, 17일 16건, 18일 22건이다. 하루평균 15.1건으로, 주말을 제외하면 19.8건 수준이다. 제도 출범 직후부터 일정한 수요가 확인된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헌재의 사건 구조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헌재에 접수된 헌법소원 사건은 3066건이었는데,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재판소원만으로도 연간 기존 헌법소원 사건 수를 넘어설 수 있다. 헌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연간 1만~1만5000건이 추가 접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헌법소원, 위헌법률, 권한쟁의 등 헌재 전체 접수 사건의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1호 사건’을 포함한 초기 접수 사건은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가 시작됐다. 헌법재판소법상 사건이 접수되면 재판관 3인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청구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판단한다.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된다. 청구 후 30일 이내 각하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본안 심리에 회부된 것으로 간주된다. 현재 재판소원 전담 사전심사부는 헌법연구관 8명 규모로 운영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부터 일부 사건의 판단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초기 접수 사건 상당수는 사전심사 단계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법률상 구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청구 기간(판결 확정 후 30일)이 지났거나, 변호사 등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인 각하 사유다. 재판소원 제도의 안착은 사전심사 단계의 각하 비율과 처리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헌재 내부에서는 관련 기준의 윤곽이 다음달 초·중순께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