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에 중복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의 ‘절충안’을 전달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대 70%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의무 배정하는 법을 추진 중인데, 금융위가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 이 기준을 15%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당정이 줄다리기 끝에 30% 이하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與는 25~70%, 野는 20% 이내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회의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 민주당 간사, 김남근·이강일·이정문 의원 등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오는 31일 정무위 소위원회를 앞두고 12개 소관 법률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위가 절충안을 제시한 법안은 물적분할 제도 개선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상장사 유망 사업 부문이 쪼개져 상장될 때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신주를 우선 배정해 주주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송아지 밴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만 떼어 따로 파는 격”이라며 자주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쟁점은 우선 배정되는 공모신주의 물량으로 꼽힌다. 현재 정무위 소위원회에 상정된 민주당 법안은 이 기준을 25~70% 이상까지 제시한 상태다. 형태도 의무 배정으로 정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20% 이내에서 자율적 배정으로 이보다 완화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해당 기준의 적정선을 ‘15% 이내’로, 형태는 자율적 배정이 현실적이라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점진적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모회사 주주에게 너무 많은 신주가 배정되면 일반 투자자가 가져가는 몫이 적어져 IPO에 대한 관심이 저조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기관의 적정 공모가 발견 기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거론했다. 여당 관계자는 다만 “국민의힘 안보다 낮게 합의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 발의안 중 가장 낮은 25~30%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의무공개매수 ‘65% 절충’ 거론금융위는 이날 의무공개매수제도 관련 기준도 전달했다. 이 제도는 상장사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로 주식을 취득할 때 같은 가격으로 소액주주의 지분도 매수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자본시장에선 지분 매수 물량의 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은 지분 25% 이상을 매입할 때 잔여 지분 전량(100%)을 매수하라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50%+1주를 최저선으로 시행령에 위임해 추후 조절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인수합병(M&A) 시장 위축을 고려한 것이다. 시행령은 제정 주체가 정부여서 국회가 정하는 법률보다 개정이 쉬운 장점이 있다. 다만 정무위 한 의원은 “전량 의무매수는 너무 많아 65~70% 정도에서 합의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귀띔했다.
이 밖에 31일 정무위 소위원회에선 임직원 및 주요 주주의 단기매매 차익 반환, 코너스톤(상장 전 확약) 투자자 제도, 사모펀드 규제 강화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인수합병 시 공정가액 산정 및 외부 평가 의무화와 관련해선 평가의 결과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하고, 현재 시행령에 머물러 있는 이사회 의견서 작성·공시 의무를 법률로 제정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