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3사의 고용 인원이 지난 1년 사이 3300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기준으로 1만 명 넘게 줄었다.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의 공세와 치솟는 인건비에 따른 무인화, 내수 부진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친 결과다. 과거 일자리 창출의 ‘1등 공신’으로 꼽혀온 대형마트가 생존을 위해 갈수록 몸집을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인건비에 자동화 나서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고용인원은 총 5만853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5만4174명에서 1년 만에 3321명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이마트가 1473명, 홈플러스가 1294명, 롯데마트가 554명 각각 줄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기준 직원 수가 9792명으로 줄어 할인점 부문 직원 수를 상세 공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만 명 밑으로 내려갔다. 이마트는 2024년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합병하면서 직원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간을 확장해보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10년 전인 2015년 대형마트 3사의 고용인원은 6만1223명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 확산과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이 겹치며 10년 만에 1만 명 넘게 줄어들었다.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업체는 2020년 이후 고속 성장한 반면 대형마트는 쪼그라들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유통산업 총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9.8%에 불과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의 매출 비중은 5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28.2%까지 높아졌다. 일반적인 시민이 매일 쇼핑하는 금액 중 약 30%를 온라인에서 쓴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계산원 등의 일자리를 줄이고 ‘셀프 계산대’로 다수 대체한 것도 고용인원이 줄어든 원인이다. 국내 대형마트는 2018년 셀프계산대를 처음 도입했다. 현재 전국 대형마트, 슈퍼마켓 매장에 1500대 이상의 셀프계산대가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트업계에선 셀프계산대에서 처리되는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년을 채워 퇴임하는 인원 등도 고려하면 대형마트 인력은 당분간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유통산업발전법 영향도대형마트보다 e커머스가 점차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2010년대만 해도 대형마트는 신규 점포를 낼 때마다 수백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일자리 1등 공신으로 꼽혔다. 체인스토어협회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 수는 2008년 295개에서 2015년 414개까지 늘었으나 이후 점포 확장이 정체돼 지난해 기준 388개로 되레 줄어들었다. 2012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탓에 신규 출점 제한, 영업시간 축소 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인력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회생절차 중인 홈플러스가 현재 전국 매장 상당수를 매각하거나 폐점하고 있어서다. 오는 5월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 승인되지 않으면 현재 112곳의 점포 대부분이 폐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에서 줄어든 일자리는 쿠팡 등 물류센터가 채우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등의 직고용 인력은 올해 1월 말 기준 9만761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8만89명에서 1만 명 이상 증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