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전·월세 물건 부족,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6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 물건 공급을 단기에 확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임대인(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늘어 당분간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주일 새 0.13% 올랐다. 지난달 말 0.08%로 축소된 상승 폭이 다시 두 자릿수대로 확대됐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2월 첫째주 상승 전환한 이후 59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셋값이 하락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관악구가 1주일 동안 0.32%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도봉구(0.31%), 광진구(0.28%)가 그 뒤를 이었다.
다주택자 매물 증가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잦아들고 있지만 전·월세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수자의 실거주 요건 등이 강화되면서 전·월세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이날 1만7136건으로, 지난달 19일(1만9264건)과 비교해 11.1%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0.8%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도 지난 1년간 62.7% 줄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주택을 매수하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겨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월세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월세 부족 속에 임대인이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서다. 강남 고가주택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급이 비탄력적인 아파트 시장 특성상 올해 말까지는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