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열풍 속 메모리 시장 호황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메모리칩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올 들어서만 46% 올랐다. 전날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초대형 기술주’로 등극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깜짝 실적’보다 ‘메모리 사이클의 정점’을 우려하며 향후 수익성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메모리값 급등에 매출 4배 급증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6% 급증한 238억6000만달러(약 35조5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00억7000만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마이크론의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포함된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 부문과 ‘모바일·클라이언트’ 사업 부문이 각각 77억5000만달러와 77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D램 매출은 188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207% 성장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60% 이상 상승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2.2달러로, 월가 예상치(9.31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3분기 매출은 2분기의 1.4배에 달하는 335억달러로 전망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은 2024년 연간 매출을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보다 ‘메모리 사이클’로 시선 이동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마이크론 주가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보합 수준인 461.73달러로 장을 마쳤다.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놨음에도 시간 외 거래에서는 4% 이상 급락했다. AI 수요 급증과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시장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마이크론 주가는 전장 대비 4.5%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루빈’에 장착될 HBM4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고 밝힌 게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마이크론은 1978년 설립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D램업계 3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월가에선 이달 초 마이크론 제품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확대를 이유로 목표가격을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TD코웬은 목표주가를 500달러로, RBC캐피털은 525달러로 높였다. 메모리 부품 부족이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마이크론이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까지 감안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의 설비투자 증가와 메모리 사이클의 정점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날 마이크론은 올해 자본지출이 25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건설 관련 지출이 전년 대비 100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의 수요 파괴로 이어지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스리니 파주리 RBC캐피털 애널리스트는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모리에 대한 수요 파괴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충분히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