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켐, 미국 루미아와 '스마트 가죽' 개발 추진…인수 가능성 검토

입력 2026-03-20 09:00

산업용 소재 전문기업 유니켐이 미국 딥테크 기업 루미아(Loomia Technologies)와 협력해 차세대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유니켐은 루미아와 전략적 협력 및 인수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가죽 소재에 전자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가죽(Smart Leather)’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스마트가죽’은 김진환 유니켐 대표가 업계 최초로 제시하고 명명한 개념으로, 전통적인 가죽 소재에 전자 기능을 결합해 자동차 인테리어를 단순 소재를 넘어 지능형 인터페이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차세대 소재 기술을 의미한다.

루미아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스탠퍼드 출신 창업자가 설립한 유연 전자 기술 기업으로, 초박형 전자 회로 구조인 LEL(Loomia Electronic Laye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메쉬 구조의 전자 레이어를 소재 내부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소재의 유연성과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전자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사의 기술이 결합하면 자동차 시트와 도어 트림, 대시보드 등 내장재가 히팅(Heating), 센싱(Sensing), 라이팅(Lighting)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스마트 서피스(Smart Surface)’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기계식 스위치와 배선을 전자 레이어로 대체해 차량 인테리어의 경량화와 디자인 혁신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서피스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의 핵심 자동차 인테리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자동차 스마트 서피스 시장은 2024년 약 95억달러(약 14조원) 규모에서 2034년 약 884억달러(약 13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니켐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기존 자동차 내장재 소재 공급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설계·기능·소재를 통합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사업 모델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KG트러스트 화성공장 인수를 통해 자동차 내장재 후가공과 봉제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루미아의 전자 레이어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가죽 기반의 차세대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 양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루미아에 대한 전략적 인수(Proposed Acquisition)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를 위해 120일간의 독점 협상 기간을 설정하고 기술 및 사업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진환 유니켐 대표는 “가죽이 단순한 소재를 넘어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스마트가죽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며 “자사가 축적해 온 피혁 기술과 루미아의 유연 전자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 인테리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가죽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 항공, 철도, 의료 등 다양한 산업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매디슨 맥시(Madison Maxey) 루미아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 경험을 가진 유니켐과의 협력은 유연 전자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