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이 연일 하락세다. 통상 지정학적 혼란이 커지거나 유가가 급등하면 금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급속히 사그라들면서 채권 등 이자 자산 대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2026년 4월물)은 일주일 전보다 5.6%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4839.15달러에 마감했다. 금 선물 가격이 5000달러에서 4000달러 선으로 내려온 건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날 국내 금값도 전날보다 2.37% 하락한 g당 23만1420원(KRX 금시장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금 관련 주요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금 관련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ACE KRX금현물’은 이날 종가 3만2210원으로 전주 대비 5.1% 하락했다. ‘TIGER 골드선물(H)’(-6.4%), ‘KODEX 금액티브’(-5.3%), ‘SOL 국제금’(-5.3%)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통상 유가가 급등하면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대표적인 실물 자산인 금 강세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엔 Fed가 금리 인하를 연기하면서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전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안정의 진전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금리 인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연 3.50∼3.75%인 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특성상 고금리 상황이 지속할수록 이자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진다.
다만 기관은 금값이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계속 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은 ‘ACE KRX금현물’을 11거래일 연속으로 담았다. 순매수액은 862억4500만원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