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국산 ‘바다의 소고기’…동원산업이 쓸어담는다

입력 2026-03-19 20:00
수정 2026-03-19 20:09

동해·남해 연근해에서 잡히는 참다랑어가 ‘버려지는 고급어종’에서 유통 상품으로 전환된다. 기후변화로 어획량이 급증했지만 유통망이 없어 폐기되던 물량을 대기업이 흡수하면서 수산업 구조 변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동원산업은 19일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과 국내산 참다랑어 유통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연안 참다랑어 약 80t을 매입해 상품화하고 향후 3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버려지던 참다랑어, ‘10시간 룰’로 살린다이번 사업의 핵심은 ‘속도’다. 참다랑어는 어획 직후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어종으로, 상품성을 확보하려면 방혈과 내장 제거, 급속 냉동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동원산업은 어획 후 10시간 내 전처리와 급속 동결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에는 위판 경매를 거치면서 시간이 지연돼 상당량이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폐기됐다. 유통 단계를 줄이고 산지에서 곧바로 가공 공장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가공된 제품은 대형마트와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공급된다.
기후변화가 만든 ‘새 어장’…유통이 관건최근 수온 상승 영향으로 국내 연근해 참다랑어 어획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소비 시장과 유통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급 횟감 수요는 수입산에 의존하는 반면, 국내산은 처리·보관 체계 부족으로 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정부도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상품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동원산업의 참여를 계기로 민간 주도의 유통망이 본격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동원산업은 향후 동원F&B와 협업해 참다랑어를 활용한 프리미엄 가공식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참다랑어 시장을 국산으로 일부 대체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팔 곳이 없어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통 구조만 갖춰지면 어업인 소득과 식량 자원 측면에서 모두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연근해 어업과 원양업 역량을 결합해 고부가가치 수산 자원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지속 가능한 수산업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