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면서 미국 정부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미시간주를 찾은 JD 밴스 부통령은 상승하는 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특단의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몇 주간은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유가 상승 문제를 다루기 위해 두어 가지 조치를 24시간에서 48시간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현 유가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일부 시기보다 낮다면서 군사 작전이 종료될 경우 가격은 다시 정상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밴스 부통령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내일(19일) 미국 최대 석유 무역 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와 회동할 예정입니다.
발언 직후 백악관은 첫 번째 카드로 '존스법'의 60일 한시적 면제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존스법 한 달 면제를 검토했는데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면제 기간도 60일로 늘려서 발표했습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 간 물자 운송을 반드시 미국 국적과 미국인이 소유·건조한 선박으로만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이것은 특히 알래스카와 하와이 같은 곳의 물가가 비싼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배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높은 물류비용을 지불해야만 본토와 거리가 있는 지역으로 물건이 오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물가상승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조선업과 해운업 보호를 위해 존스법을 철저히 유지해 왔지만, 이번 면제 조치로 앞으로 두 달간은 외국 선박도 텍사스나 루이지애나에서 생산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를 수 있게 됩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석유 시장의 단기적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미군의 작전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 차질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면제 대상에는 석탄과 원유, 액화천연가스(LNG)뿐만 아니라 비료와 에너지 파생 제품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습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존스법 면제가 소매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갤런당 2센트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의 유가는 현재 갤런당 평균 3.84달러로, 한 달 전 2.92달러보다 30% 뛰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