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정문 "주가누르기방지법, 거래량도 고려 필요…디지털자산法은 내달 초 성안" [정책통 인터뷰]

입력 2026-03-18 16:32
수정 2026-03-18 16:35

"주가누르기방지법의 주요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많이 언급되고 있죠. 하지만 해당 기준만으로는 국내 증시의 산업적 특성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증권거래소는 거래량·유동주식 비율 등을 주가 개선 기업을 고르는 기준으로 쓴다"며 "국내 증시에서의 활용 여부를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병을 지역구로 둔 재선의 이 의원은 작년 7월까지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지내며 1·2차 상법 개정을 주도했다. 현재는 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다양한 경제 입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무공개매수제 기준, '법무부 65%' 참고할 만"이 의원이 언급한 주가누르기방지법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하며 자본시장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기존 대표격 법안은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이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를 과세 하한으로 상속·증여세를 매기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의무화한 김현정 의원안(자본시장법)이 등장하는 등 개념이 넓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획일적인 PBR 기준만으론 '주가 누르기'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유동주식 비율·거래량 등이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거론한 지표는 2022년 도쿄증권거래소가 기존 5개 시장을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3종류로 개편하며 활용한 것들이다. 법안 발의 시점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다른 자본시장법 중에선 의무공개매수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배주주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할 때 같은 주가로 소액주주의 지분을 매수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자본시장의 관심은 매수의 기준치가 얼마로 설정될지에 모이고 있다. 이 의원은 앞서 인수 주체가 지분 전량(100%)을 매수하도록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50%+1주'를 적정선으로 제시한 금융위원회와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구체적 수치 언급이 조심스럽지만 전량 매수 강제는 인수합병(M&A) 시장 위축 우려가 제기된 만큼 당정 협의 과정에서 기준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과거(2023년) 법무부의 연구에서 65%가 적정선으로 제시된 사례를 참고해볼 만하다"고 했다.

중복상장 방지제도와 관련해선 공모신주 배정 관련법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법은 중복상장사의 신주를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민주당에선 현재 25~70%까지 다양한 우선 배정 비율이 법안들로 제시된 상태인데, 앞서 국민의힘 측도 20% 이상 등을 기준으로 내놓으며 제도에 찬성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무위에선 상장사 합병 시 주가 대신 공정가액을 산출해 합병비율을 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다만 "19일 당정협의와 이달 31일 정무위 소위원회가 예정된 만큼 의지만 있다면 해당 법들을 동시에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정무위원장직을 야당이 가진 만큼 오는 5월 후반기 원구성이 끝나야 제대로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은행 중심' 형태는 '시행령' 위임 이 의원은 당에서 디지털자산TF도 이끌고 있다. 해당 TF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 등을 법제화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금융위와 협의하고 있다. 최근까지는 핵심 쟁점인 암호화폐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규제와 은행 중심(50%+1주 지분 확보)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 도입을 두고 당정이 입장차를 보이며 성안이 차일피일 미뤄지던 상황이었다. 이 의원은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며 "이달 추가 당정협의를 거쳐 대주주 지분율 규제 완화를 다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TF가 제시한 방안에는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상한을 20%로 설정하되, 점유율이 영세한 경우 등 금융위가 정하는 예외 사항에 해당하는 업체는 30% 또는 34%까지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34%라는 수치는 결국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를 막기 위한 저지선인데 업계 반발을 줄이고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필요할 수 있다"며 "정부 측 설명을 다시 들어보고 최대한 TF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들이 지분 규제에 대한 대응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법 적용의 유예기간도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은 통과 후 최소 3년간 시행을 유예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들이 50%+1주를 가져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금융위의 의견에 대해선 "최종 조율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정부 측에서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만큼 대안을 찾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컨소시엄 지분 기준은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위임한 뒤, 추후 운영을 통해 안정성이 확보되면 핀테크 기업들에 문호를 여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시행령을 만드는 주체는 정부라, 국회가 만드는 법률보다 개정이 쉽다.

이 의원은 이달 당정협의를 거쳐 늦어도 내달 초까진 완성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곧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고 국민의힘 측이 대주주 지분율 규제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이 정무위원장 자리를 가져와야 입법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며 "실질적으론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가 시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시은/최형창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