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섬유 기업 '라이크라 컴퍼니'가 과도한 부채와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 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이크라는 미국 텍사스 남부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법원 제출 서류상 라이크라의 총부채는 15억 3000만 달러(약 2조 3000억원)다. 이번 신청은 채권단과 사전에 구조조정안을 합의한 '프리패키지(pre-packaged)' 방식으로 진행된다.
채권단은 7500만 달러(약 1115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부채 대부분을 탕감받고 회사 지분 100%를 확보하기로 했다.
라이크라 측은 "45일 이내에 회생 절차를 졸업할 예정이며, 생산 및 고객사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본사를 둔 라이크라는 북미, 유럽, 아시아, 남미에 걸쳐 8개 생산시설과 3개 연구소, 11개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직원 수는 2000명이다.
1958년 미국 듀폰이 개발한 라이크라는 신축성 합성 섬유의 대명사로 통한다. 2019년 중국 산둥루이 그룹에 인수됐으나, 이후 수요 감소와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 심화,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왔다. 2022년 이미 한 차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라이크라를 주력으로 사용해온 룰루레몬, 알로요가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체재 확보와 공급선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이크라의 재무 위기가 한국 섬유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현재 세계 스판덱스 시장은 효성티앤씨가 점유율 약 33%로 1위다. 태광산업 또한 국내 2위권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