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작은 '신용 관리'…주거래 은행 정하고 연체는 금물

입력 2026-03-18 15:53
수정 2026-03-18 15:54
신용점수 900점을 넘는 ‘고신용자’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웬만한 신용점수로는 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신용점수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일찍이 주거래 금융회사를 정해 두고 적정 수준의 대출이나 카드 사용 이력을 쌓는 것이 신용점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연체가 발생했을 때는 오래된 연체액부터 상환해 장기 연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10명 중 3명은 초고신용자
18일 국내 양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평가 대상 5030만 명 가운데 신용점수 900점 이상은 약 2247만 명(지난해 기준)으로 전체의 44.7%에 달했다. 이 가운데 950점 이상 ‘초고신용자’는 약 1436만 명으로 전체의 28.6%를 차지했다. 2018년 16.9%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고신용자가 증가하면서 은행에서 대출받는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50.6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평균 905점과 비교하면 45점 이상 올랐다. 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 역시 같은 기간 899.4점에서 921.6점으로 뛰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신용자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신용점수가 조금만 낮아도 은행 대출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며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신용점수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용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는 상환 이력이다. 대출을 얼마나 성실하게 갚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연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체는 기간에 따라 장기와 단기로 구분된다. 30만원 이상 금액을 30일 이상 연체하면 단기 연체, 100만원 이상 금액을 90일 이상 연체하면 장기 연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장기 연체가 신용점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체 기간이 길어지거나 금액이 커질수록 신용점수 하락 폭도 확대되는 구조다. 오래된 연체액부터 먼저 갚아 장기 연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소액이라도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점수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출이나 카드 결제뿐 아니라 세금 체납 정보도 상환 이력에 포함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비금융 정보도 중요해질 듯신용 거래 형태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 일수와 이용액, 할부 및 현금서비스 이용 규모 등 소비 패턴이 신용평가에 반영된다. 카드 사용 기간이 길고 이용 금액이 적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신용점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습관적으로 할부나 현금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면 점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부채 수준 역시 신용점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는 대출을 업권·상품·금리별로 ‘고위험 대출’과 ‘고위험 외 대출’로 구분한다. 같은 500만원을 빌리더라도 연 20% 금리의 현금서비스인지, 연 5% 금리의 은행 신용대출인지에 따라 개인 신용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부채에는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과 채무보증 등도 포함된다. 대출을 상환할 때뿐 아니라 보증을 해소할 때도 신용점수가 올라갈 수 있다.

계좌 개설이나 대출, 보증 등 신용거래를 시작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점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주거래 금융회사를 정해 꾸준히 거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거래 기간이 길고 연체가 없는 고객에게 더 높은 신용도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현금 거래만 하기보다 적정 수준의 대출이나 신용카드를 이용해 신용 이력을 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신용평가 체계 개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개인 신용평가 체계 개편과 대안 신용평가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 정보뿐 아니라 통신요금과 공공요금 납부 이력, 플랫폼 활동 정보 등 비금융·대안 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