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해외여행 상품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유류할증료 급등으로 여행비용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료가 확 뛰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 달 발권 항공권에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를 최대 세 배 이상 인상한다. 대한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유류할증료는 왕복 기준 39만3000원 올랐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MOPS)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데 4월 발권 기준 부과 단계는 한 달 만에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 급등했다. 2016년 현행 부과체계 도입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 때문에 여행 취소가 늘고 있다. 200만~600만원대인 유럽행 여행 상품에 40만원가량 추가 비용이 붙는데, 가족 단위 여행객의 경우 실질 부담이 100만~200만까지도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인상 전 유류할증료를 적용받을 수 있는 '선(先)발권'을 고객에게 적극 안내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출발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므로 4~5월 출발 상품도 이달 항공권을 발권하면 인상 전 요금이 적용된다.
다만 소비자 주의도 요구된다. 선발권 후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인천~파리 노선의 경우 임박 취소 수수료가 약 30만원으로 노선에 따라 유류할증료 인상분보다 취소 수수료가 더 클 수도 있다.
중동 사태 악화로 중동 경유 유럽행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여행업계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한 중견 여행사는 이달 출발하는 중동 경유 유럽행 예약자 2300명의 계약을 모두 취소 처리했다. 직항 등 대체 항공편 상품으로 재계약을 진행 중이나 전환 비율은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여행사들도 대체편 전환율이 절반을 밑도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객단가가 높은 유럽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결혼이 많은 5월이 다가오면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패키지여행의 경우 직항 항공편 선호도가 높고, 중동 경유 항공편 비중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동 경유 노선 차질과 유류할증료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상품 운영 부담이 커졌다"며 "상황이 장기화하면 장거리 여행 수요 감소와 지역 간 수요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