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5월 총파업을 결의했다. 연봉의 0~50%를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폐지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파업에 따른 예상 손실액은 약 9조원. 산업계에선 중동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평균 연봉 1억5800만원(2025년 기준)인 삼성전자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93.1%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투표에 참여한 노조는 전체 직원 과반인 6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한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다. 3개 노조 재적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6019명이 참여해 투표율 73.5%를 나타냈다. 이 중 6만1456명이 찬성했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이번 투표 결과로 쟁의권을 법적으로 확보했다. 공동투쟁본부는 다음달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 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2026년 임금 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 투명화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제도 투명화를 위해 OPI 재원을 ‘EVA(경제적부가가치)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연봉 상한선 상향,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도 제안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를 굽히지 않았고, 사측이 난색을 보이자 지난달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의 총파업이다. 총파업이 가시화하면 삼성전자 사업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원의 60% 이상은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담당하는 메모리사업부 소속이다. 업계에선 총파업에 따른 삼성전자 영업이익 손실액이 최대 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반도체 장비와 소재 조달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회사가 어떻게 되든 성과급만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전형적인 노조 이기주의”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