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만 6~17세 인구) 급감으로 전국에서 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도 정상 운영 학교 중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사례가 처음으로 나와 도심 지역 폐교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폐교 부지를 지역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18일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올해 문을 닫은 학교는 55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8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북(8곳) 충남(6곳) 전남·경남(5곳) 대구(4곳) 부산·경기(3곳) 강원(2곳) 충북(1곳) 순이었다. 대구 호산동 파호초교는 과거 학생 증가로 교실을 증축하기도 했으나 학령인구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올해 폐교했다.
폐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전국 초교 중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200곳으로 조사됐다. 5년 전(120곳)과 비교하면 66.7% 증가한 수치다.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나는 서울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정상 운영 학교 중 신입생이 0명인 사례가 나왔다. 서울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학생은 지난해 약 74만 명에서 2031년 53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이전적지(학교가 옮겨가고 남은 땅)·폐교 활용 5개년 전략계획(2026~2030)’을 이날 발표했다. 시교육청이 폐교 활용과 관련해 중장기 계획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는 폐교를 신속하게 활용하기 위한 실무 가이드라인도 포함됐다. 기존 일회성 대응에서 벗어나 폐교 부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정치권에서도 폐교 활용의 폭을 넓히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폐교 활용 용도는 교육·복지·문화·체육 시설 등으로 제한돼 있어 주민 수요가 많은 상업·복합 시설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폐교재산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폐교 부지를 돌봄·복지 복합 거점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