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도 박물관 가요"…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입력 2026-03-19 07:00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내비게이션인 티맵의 월간이용자수(MAU)는 중복을 제외하고도 1562만 명에 달한다. 한국인 약 3명 중 1명은 이동하기 전 티맵에서 목적지를 적는다는 얘기다. 티맵의 목적지 변화로 한국 사회 트렌드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티맵모빌리티가 지난해 연간 목적지 상위 1000곳을 분석한 결과를 18일 내놨다. 결과엔 예식장, 박물관, 제과점의 목적지 설정 건수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증가율과 무관한 목적지 최상위권은 공항이 차지했다. 결혼이 증가하고, 여행과 빵에 즐기고, ‘K팝 데몬 헌터스’에 열광하는 흐름이 티맵 이용 패턴에 반영됐다.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예식장의 목적지 설정건수는 1년 전보다 55.4% 많아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370건으로 지난해 22만2412건에 비해 8.1% 늘었다. 그러나 혼인 신고 기준인 해당 통계와 예식의 시차를 고려하면, 실제 혼인 건수는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3년째 높아지고 있는 출산율도 앞으로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할 수 있다.

장례식장의 목적지 설정 건수는 같은 기간 7.4% 감소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1.3% 증가했음에도 장례식장 방문은 줄어든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를 간소화 장례 확산 때문으로 해석했다. 화장터 방문은 2.3% 늘어난 게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빈소를 축소하고 가족 중심으로 장례를 치르는 사례가 많아진 게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화장터 방문 증가는 화장 문화의 확산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증가율이 눈에 띄는 카테고리는 박물관이다. 전년 대비 목적지 설정이 82.6% 급증했다. K팝 데몬 헌터스의 대성공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의 목적지 설정 건수가 많이 늘었다. 2024년 설정 건수 553위였던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65위로 뛰어올랐다. 순위(1000위까지 집계) 밖이던 국립경주박물관도 765위로 진입했다.

‘빵지순례’ 트렌드로 제과점 카테고리도 목적지 설정 건수가 3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전 성심당 본점이 129위에서 84위로, DCC(대전컨벤션센터)점이 219위에서 140위로 올라갔다. 전북 군산 이성당 본점 또한 536위에서 443위로 순위가 높아졌다. 성심당의 2024년 매출은 1937억원으로, 지난해엔 2000억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시설 방문도 전년 대비 10.8% 늘었다.

한편 지난해 목적지 설정 건수 최상위권은 공항이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 1·2여객터미널이 각각 1위와 2위,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이 3위였다. 연휴와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문화가 확산한 게 배경으로 꼽힌다. 10위권 중 5곳은 대형 쇼핑몰이었다. 4·7·8위는 각각 스타필드 하남·수원·고양이었고, 9위와 10위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더현대 서울이 올랐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혼인, 장례, 의료시설 이용 등 일상과 밀접한 이동 데이터의 변화는 사회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목적지 기반 주행 데이터를 통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