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9조원 양극재 계약 '빨간불'

입력 2026-03-18 17:32
수정 2026-03-19 00:54
2차전지 소재 업체 엘앤에프가 2024년 유럽 배터리 업체와 맺은 9조2400억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축소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계약 상대방인 유럽 배터리 제조사가 파산한 결과다.

엘앤에프는 “계약 상대방이 파산 신청 및 인수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이 계약은 2025년 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9조2383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엘앤에프 2023년 매출의 199%에 육박하는 규모다. 엘앤에프는 “(계약 상대방의) 인수 계약 내용에 따라 계약 금액 변경 등 중요한 변동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계약 금액이 줄어들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될 수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다.

엘앤에프는 계약 상대방을 밝히지 않았으나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가 유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스볼트는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한때 중국 CATL에 맞설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여파로 2024년 11월 미국, 2025년 3월 스웨덴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유럽에 남아 있던 배터리 생산 시설을 미국 2차전지 스타트업 라이텐에 매각했다.

글로벌 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배터리 기업에 이어 배터리 소재 업체의 계약도 취소 또는 축소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2월에도 테슬라와 2023년 맺은 3조8300억원대 공급 계약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