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차 수출 물동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항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국내 중고차 수입국들의 규제 강화 조치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중동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여서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업계는 올해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동지역 수출 실적은 반토막도 각오해야 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18일 인천항만공사와 무역통계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은 7만284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수출된 9만9085대 물량에 비해 26.5%나 줄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악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출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초 중고차 수출물량이 급감한 것은 러시아와 시리아 등 주요 수출국의 수입 규제 강화 조치 때문이다. 러시아는 중고차에 대한 재활용세 부과, 시리아는 매연 저감을 위한 연식 2년 차 이상 중고차 수입금지 조치가 수출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수출용 차량이 러시아로 들어가기 위해 경유하는 튀르키예와 키르기스스탄 물동량이 줄어드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사태로 인한 중고차 수출시장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던 수출용 선박은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는 수출 노선의 타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중동의 다른 국가인 요르단, 오만, 이집트 등으로 향하는 수출용 선박 비용이 덩달아 급증한 것도 악재다. 수출용 중고차를 4~5대 넣을 수 있는 컨테이너(40피트 기준) 한 대 비용이 지난달에는 1500~2000달러였지만 지금은 500~1000달러 이상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월 6일 1266이었으나 이달 13일에는 35%가량 급등한 1710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운임지수가 상승하면 물류비 부담이 커져 중고차 수출이 위축된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올해 중고차 수출 물동량은 전년 62만 대보다 20만 대가 줄어든 40만 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