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7월 체결한 6조원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의 고객사가 테슬라인 것으로 17일 공식 확인됐다. 테슬라가 ESS 배터리 납품 회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에 이어 전력 배터리 분야에서도 테슬라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본지 2025년 7월 31일자 A14면 참조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장관 및 비즈니스 포럼(IPEM) 관련 팩트시트(설명자료)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에너지·인프라 투자 및 협력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43억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당 배터리는 휴스턴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의 메가팩3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적용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메가팩3는 테슬라가 제조하는 대형 ESS 시스템이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태양광 등에서 얻은 전기를 ESS에 저장하는 ‘발전 패키지’ 시장 1위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7월 ESS용 배터리 계약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하고도 고객사를 명시하지 못했다. 공급망 정보 공개에 보수적인 테슬라가 고객사를 밝히지 않는 내용의 비밀유지계약(NDA)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테슬라의 동의를 얻고 고객사를 공개한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정부와 테슬라가 이례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배터리 공급사로 명시한 것은 미국 제조업의 탈(脫)중국 현상을 강조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많다. 테슬라는 그동안 ESS 제품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사용했다. ESS에는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가 잘 나지 않는 LFP 배터리가 주로 장착되는데, LFP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부품·소재 배제 정책’을 강조하자 미국 업체들도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사실상 금지된 미국에서 테슬라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오랜 관계를 이어온 전기차뿐 아니라 전력 배터리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